안녕하세요. 노무법인 새솔 본사 공인노무사 황선민입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팀장, 본부장 등 ‘관리자급 직책자’에게 일반 직원과는 다른 근로조건이나 복리후생, 또는 강화된 책임과 징계 기준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때 많은 경영진과 인사담당자분들께서 “일반 직원과 분리하여 관리자급에게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따로 제정해도 되는가?”에 대해 문의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적으로 ‘복수의 취업규칙’을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제정 및 변경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취업규칙 또는 일부 조항의 효력이 부인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무상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핵심 법리를 정리해 드립니다.
1. 하나의 회사에 여러 개의 취업규칙을 둘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많은 분들이 하나의 사업장에는 반드시 하나의 취업규칙만 있어야 한다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 및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근로조건이 서로 다른 근로자 집단(예: 관리직과 생산직, 일반 직원과 관리자급 등)이 존재한다면 집단별로 별도의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복수로 운영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다만, 이때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 직종이나 직급의 분리 기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 서로 다른 취업규칙을 적용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최저 기준을 상회해야 하며 국적·신앙·성별·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2. 관리자 전용 취업규칙 제정 시 ‘누구의 동의’를 받아야 할까?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현재 관리자 뿐만 아니라 관리자가 될 수 있는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복수 취업규칙 제정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무상 가장 큰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은 바로 ‘동의를 얻는 절차’입니다. 새로운 취업규칙을 만드는 행위가 기존 근로조건보다 불리해지는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법적 절차와 동의 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관리자 전용 취업규칙을 신설하면서 기존보다 처우를 개선해 주거나 불리한 내용이 없다면, 관리자 집단의 ‘의견 청취’만으로도 제정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관리자급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징계 사유를 확대하거나, 고정 수당을 삭감하는 등 불이익한 내용이 포함될 때입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근로자 과반수(또는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근로자 동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라는 것입니다.
이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주체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현 시점에서 관리자 집단에게만 불이익한 경우: 현재는 관리자급에게만 적용되더라도, 일반 직원이 시간이 지나 승진하면 당연히 해당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정해져 있다면(근로조건이 이원화된 것에 불과하다면), 관리자들만의 동의로는 부족합니다. 향후 관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유효합니다.
- 직종·집단이 완전히 단절되어 승진 가능성이 없는 경우: 일반 직원이 아무리 오래 근무해도 구조상 관리자 집단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고, 두 집단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해당 관리자 집단 과반수’의 동의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관리자 전용 취업규칙이라 하더라도 불이익한 내용이 담긴다면 향후 승진 등을 통해 관리자가 될 수 있는 직원의 과반수 동의를 받는 것이 법적 리스크를 차단하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3. 인사담당자가 주의해야 할 실무 포인트
동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노동법을 위반하는 내용까지 유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자 전용 취업규칙을 설계할 때 징계나 해고 기준을 일반 직원보다 과도하게 엄격하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취업규칙에 “팀장급 이상은 평가 결과에 따라 즉시 해고할 수 있다”와 같은 독소 조항을 넣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의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법적으로 당연 무효가 됩니다. 취업규칙이 근로기준법이라는 강행법규를 넘어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임원이나 관리자급의 근로조건을 변경할 때는 취업규칙 신설 외에도 개별 근로계약서 수정이나 연봉제 규정 변경 등 다각도의 법리 검토가 병행되어야 안정적으로 제도를 개편할 수 있습니다.
취업규칙은 단순한 사내 규정집이 아니라 회사와 근로자 간 권리·의무를 정하는 중요한 법적 기준입니다. 특히 관리자급에 대한 별도 규정을 운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문서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적용 대상의 합리성, 근로조건의 차이, 불이익 변경 여부, 동의 절차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관리자 책임을 강화하거나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경우가 많지만, 절차적 요건을 놓쳐 오히려 취업규칙의 효력이 부인되거나 노동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법적 타당성과 조직 운영 목적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무법인 새솔 본사는 취업규칙 제·개정, 직책자 및 관리자 제도 설계, 평가·보상체계 구축 등 기업의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자문과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복수 취업규칙 운영, 관리자 전용 규정 설계, 불이익 변경 절차와 관련하여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상담 요청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읽어볼 글 : 성과급 연봉제 도입, ‘임금 삭감’ 가능하면 불이익 변경일까?
